총기 살인 현장 경찰 초동 대응 미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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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총기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의 초동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경찰 지휘관의 부재와 늑장 도착이 확인되면서, 긴급 상황 시 경찰의 대응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권력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건은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습니다. 사망한 A씨의 아내는 남편이 총격을 당하자 두려움 속에서도 침착하게 112에 신고하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녀는 '살려달라, 남편이 총에 맞았다'고 절박하게 외치며 구체적인 위치와 상황을 알렸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총기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최고 단계의 긴급 출동 지시인 '코드0'을 발령했습니다. 몇 분 안에 순찰차 세 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정작 현장 지휘를 맡아야 할 상황관리관 B경정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경찰 내부 매뉴얼에 따르면 코드0 발령 시 상황관리관은 신속대응팀과 함께 현장에 출동하여 지휘권을 행사해야 하지만, 이러한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휘관의 부재 속에서 경찰은 70분 이상이 지나서야 피의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 특공대가 오후 10시 16분 현장에 도착하여 10시 40분 건물 내부로 진입했지만, 피의자는 이미 도주한 상태였습니다. B경정은 특공대가 진입한 후 피의자가 현장에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시점인 10시 43분 이후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피해자 A씨 집의 도어록이 파손되어 언제든지 내부 진입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특공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어떠한 진입 시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피의자의 휴대폰 위치 추적이나 내부 CCTV 확인 등은 모두 피의자가 도주한 이후에야 이루어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코드0이 발령된 총기 사건인데 1시간이 넘도록 상황관리관이 현장에 오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휘관이 현장에도 나오지 않은 채 경찰서에 앉아 있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경찰관은 '만약 피의자가 현장에 없다는 것을 더 빨리 확인하고 A씨를 조금 더 일찍 구조했다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습니다. 관할 경찰서는 신고자와 계속 통화하며 피의자가 내부에 있을 것으로 판단해 쉽게 진입하지 못했으며, 현장 직원들이 테라스를 통해 내부를 살피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B경정 역시 현장 도착이 늦어진 점은 인정하면서도, 경찰서 내에서 현장 경찰관들을 지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당시 상황실에 4명이 있었고, 무전을 총괄하는 직원의 부담을 덜기 위해 무전을 대신 받고 내부망으로 전파했으며, 지구대 직원들에게도 방탄복 착용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아래층 주민의 신고를 확인하고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 집 내부 구조를 파악하려 노력하는 등 가만히 있지 않았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매뉴얼 숙지가 미흡했던 점은 인정하며 자신의 판단 착오를 시인했습니다.

이 사건은 경찰의 긴급 상황 대응 매뉴얼의 허점과 현장 지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권력의 책임감을 되새기며,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철저한 매뉴얼 정비와 현장 지휘관의 교육 강화가 시급해 보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초동 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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